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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과 현빈이 새해 극장가에 떴다. 사상 최악의 한국인 피랍 사건을 다룬 영화 <교섭>은 민감한 소재와 스토리로 개봉 전 부터 이슈를 불러 모았다. 다만 인질들의 이야기가 아닌 구하려 간 사람들의 모습을 다뤘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교섭>의 관람포인트를 살펴본다.
"외교부의 중요 사명 중 하나는 자국민의 보호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황량한 산지를 달리는 버스에서 절절한 황정민의 대사가 나오기 무섭게 다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24시간을 주겠다는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1994년에 발발한 아프간 내전의 파벌 중 하나로 등장하기 시작해 수십 년째 국제 뉴스를 달구고 있다. 이 두 사람이 들고 있는 탈레반 국기 앞에는 잡혀 있는 한국인들이 보인다. 이 영화는 과거 2007년 분당 샘물교회 선교단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다루고 있다. 7월 19일에 탈레반이 한국인 23명을 납치하고 한국이 아닌 아프간 정부에 인질 하여 해방과 탈레반 병사의 석방을 요구한다. 실제로 협상 기한 24시간을 연장한 건 7월 21일이다. 22일과 23일에도 협상 기한을 24시간 연장했다. 이 영화에서 교섭 전문 외교관 '정재호' 역의 배우 황정민은 24 시간 타이머를 세팅한다. "가져온 교섭안이 뭡니까?" 비상사태가 임박하자 현지로 날아온 정재호에게 교섭안을 묻는 중동지역 전문 요원 '박대식'역의 현빈은 이미 외모부터 현재화가 됐다. 석방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쪽은 아프간 정부 협상의 주체 탈레반과 아프간인데 인질은 한국인인 상황이 벌어지고 정재호는 통역가를 닦달한다. 탈레반은 7월 25일에 한 명 7월 31일에 또 한 명을 살해한다.
첫 번째 포인트는 탈레반이 도대체 뭘 요구했는가이다. 당시 한국군 철수, 비정부기구 등의 조항에 합의하지만 한국 정부가 탈레반 측에 2천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지불했다. 아프간에 파견된 한국군 철수도 사실 몇 달 전부터 결정되었던 일이다 라는 보도가 있었다. 때문에 그때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영화 속에서는 취재를 통해 디테일하게 보일지 각색해서 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 번째 포인트는 교신을 시작한 8월 1일부터 직접 협상을 하는 10일까지 있었던 일들을 어떻게 보여주는가이다. 캐릭터의 성격을 보면 탈레반의 직접 교섭 전까지 정재호는 관료나 조직을 상대하고 박대식은 주로 밖에서 움직이는 역할이다. 정재호는 상당히 논리적이고 원칙주의적인 타입이고 박대식은 현지 상황에 빠삭하고 일단 가서 구하자는 식의 캐릭터다. 어떤 이유로든 거기에 갔던 사람만큼은 구해야 된다 라는 일념이 캐릭터 성격과 일치하게 되면서 인물의 변화는 정재호에게서 일어난다. 군사 작전 돌입한다는데 협상의 기조를 말하는 정재호 외교부가 테러범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설득에 들어간다. 인질들을 태운 버스는 통째로 폭발하고 박대식이 싸우는 무장한 요들은 아프간 정부 측으로 예상된다. 8월 1일에 탈레반과 한국 정부가 직접 협상에 들어가는데 하필이면 로이터 통신이 군사 구출 작전을 한다는 오보를 하고 심지어 미국과 아프간 대통령이 회담을 통해 탈레반에게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합의하면서 한국 정부는 곤경에 빠진다. 그리고 탈레반도 요구 조건을 바꿔가며 협상을 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정부는 8월 10일에 탈레반과 대면협상을 하고, 8월 11일로부터 이틀 뒤 이렇게 두 명이 풀려난다.
요즘 넷플릭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수리남의 황정민, 공조 2:인터내셔날의 현빈이라 무척이나 반가운 영화다. 그런데 여기에 김윤석과 조인성의 영화 모가디슈가 가미된 느낌의 영화다. 전쟁 통에서 이뤄지는 한국 정부의 협상이라는 소재 때문일까 뭔가 장면이 교차되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한다. 영화는 무슬림이 기독교도들을 납치한 이야기이므로 예민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납치하고 납치당한 당사자가 아닌 밖에서 그들을 구하려는 이들에게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인질 분량은 최소한으로 장면을 연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재와 스토리가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국내 팬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영화는 임순래 감독이 맡았으며 요르단 로케이션으로 촬영하였다. 한국 여성 감독으로서 제작비 140억 이라는 규모의 영화는 최초라 영화계에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