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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젊은 여성 CEO와 70대 노인 인턴이 만났다. 8년 전 젊은 여성들을 영화관으로 불러 모은 영화 <인턴>이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친근한 아버지와 딸처럼 관계를 그려낸 이들의 만남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면 영화 인턴을 다시 봐도 좋다. 실존 인물을 모델화 했기에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다. 영화 줄거리와 해외반응도 함께 살펴본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줄스 오스틴은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였다. 네스티 갤의 CEO였던 소피아 아모루소. 그녀는 고등학교 중퇴 후 집을 나와 쓰레기통에 있는 음식을 먹고 책을 훔쳐 팔며 힘들게 생계를 유지했다. 그 후 이베이를 통해 빈티지룩을 판매하였고 사업이 대박 나며 네스티 갤을 설립했다. 개인 자산 2억 8천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성공하며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 활동에 주력한 나머지 제품의 경쟁력을 잃고 경영 상태가 악화되자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CEO자리에서 물러났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줄스는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을 둔 패션업계 CEO로 등장한다. 제품 박스를 직접 포장 하고 야근하는 직원을 챙겨주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을 현실감 있게 연기했다. 또한 남편 매트, 딸 페이지와 보내는 시간을 늘려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워킹맘의 고뇌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인터넷 의류 업체 창업자인 줄스는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과거 전화번호부 출판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정년 퇴직해 아내와 사별 후 여행을 즐기던 70세 벤은 인턴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한다. 벤은 줄스의 개인 인턴으로 배정되어 업무를 시작한다. 벤의 연륜에서 나오는 노하우와 처세술에 줄스는 신뢰를 갖게 되고 개인 운전기사도 맡기며 둘은 좋은 동료가 된다. 한편, 줄스는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한 만큼 전문적인 경영을 위해 외부에서 CEO를 스카우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엄마이자 아내로서 가정에도 충실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며 그녀의 꿈을 포기하려 한다. 어느 날 벤은 줄스의 남편이 외도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줄스에게 말을 해야 할지 말지 갈등하지만 줄스도 남편의 외도를 짐작하고 있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결혼 생활을 예전처럼 되살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CEO 스카우트를 적극 추진했던 것이다. 이후 CEO 후보와의 미팅 후 그를 고용하기로 하고 벤과 남편에게 알린다. 그러나 남편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며 CEO영입을 재고할 것을 설득한다. 결국 줄스는 스카우트를 중단하고 벤에게 알리기 위해 공원으로 찾아간다. 벤은 공원에서 태극권을 수련 중이었고, 줄스가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하자 벤은 태극권이 끝나면 얘기해 달라고 한다.
젊은 상사가 나이 많은 인턴을 통해 성장한다는 내용이 한국,일본,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밑바탕인 유교이념과 어울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에서 다루는 노인 인턴 채용, 워킹맘과 같은 이슈들은 우리 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국내 관객에게 감정이입과 작품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특히 해외 흥행 국가 1위에는 한국이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권에서의 이례적인 성공을 보였다. 영어 공부할 때 추천하는 영화로 많이 지목될 만큼 잔잔한 울림과 여운, 교훈 등을 담은 영화라고 칭할 수 있다. 유럽이나 북미 등 서구권에서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전체 관객 중 여성관객이 62% 관람했으며 특히 전체 관객 중 88%가 25세 이상으로 성인 여자 관객층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관람객 평점은 8.9 점으로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많은 어필을 했다. 배우 앤 해서웨이의 국내 인지도와 인식이 좋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평론가평점은 5.7점으로 높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평론가들은 "신선한 주제를 잘 살리지 못했지만 완성도는 보통인 영화, 주인공 젊은 여성 CEO 앤 해서웨이와 노인 인턴 로버트 드 니로의 이색적인 조합은 잘 어울렸다"라고 평가한다.